[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디지털 콘텐츠만 13년 외길을 걸었죠. 이제는 내 이름을 걸고 사업을 하고 싶었어요.”
지난 6일 서울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준 플레이큐리오 대표(40)는 이렇게 말하며 사람 좋은, 건강한 웃음을 지었다. 2009년 국내에 스마트폰이 상륙하면서 처음으로 ‘어플리케이션 마켓’이 생겼고, 모바일 시대가 열렸다. 이른바 ‘앱’이 개화하던 시기부터 YBM, 교원, 한솔 등 쟁쟁한 디지털콘텐츠를 만들어 오던 이 대표는 이 분야의 장인이다. 그런 그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자 회사를 차리게 됐다.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딕셔너리팝’, ‘파닉스팝’, ‘월드맵’은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이다. 영어 단어카드에 전용 앱을 인식시키면 글자가 살아서 움직이고, 음성과 예문, 퀴즈로 놀면서 익히게 하는 증강현실에 기반한 디지털 콘텐츠 교구다. 실제로 기자도 체험해 보니 카드에서 튀어나오는 증강현실 콘텐츠 자체가 아이들의 흥미를 단박에 끌 것처럼 생생한 모습이었다.
“초창기에는 단어카드 추천, 조카 선물, 세이펜 호환 제품, 이런 걸로 유입이 되더니 금년부터는 ‘딕셔너리팝’이나 ‘파닉스팝’이라는 상품명을 검색해서 사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지금은 20~30% 정도는 검색을 해서 오는데, 입소문이 나서 어디선가 들어가지고 검색을 해봤다는 거니까. 유의미한 성과 중 하나예요.” 이 대표가 자신감 있게 말했다.
이 대표는 플레이큐리오 제품이 입점된 오픈마켓의 상품평을 챙겨 본다고 했다. 처음 플레이큐리오가 옥션과 지마켓에 단독 입점되어 팔리기 시작했는데, 제품을 산 사람들이 4점 넘는 평점을 줬다. 유아제품의 평점이 4.5점을 넘기가 쉽지 않다며 이 대표가 귀띔했다. 이 대표는 직접 상품평들을 하나하나 보여주며 보완할 점들은 바로바로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메뉴 버튼이 손가락을 따라다니는 방식으로 구현한 딕셔너리팝 초기작에서 버튼을 누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버튼 고정을 하게 됐단다.
“원래 다니던 회사에서 디지털콘텐츠를 했었거든요. 빅스타글로벌이라고, 유아교육 디지털 콘텐츠 전문 회사였어요. 거기서 디지털 사업을 제가 거의 총괄을 했고, 웅진·대교·교원·한솔·튼튼영어 이런 곳들의 디지털콘텐츠를 저희 팀에서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남의 것만 해주다 보니까, 저희 이름을 남기고 싶고. 우리 것 해보고 싶잖아요. 남의 것 너무 잘 만드는데 우리 이름을 남기고 싶잖아요.”
자신이 잘 하는 것을 더 잘 해보기로 한 이 대표는 창업을 고려하며 매출을 일으키기 위한 방법을 고심했다. 앱을 유료화하느냐, 콘텐츠를 유료화하느냐였다. 그런데 앱을 유료화하면, 실제로 구매자들이 뭔가를 산다는 감각이 오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서 단어카드 제품을 팔고, 앱을 무료로 주면 제품에서 매출이 나오고, 앱은 플러스 알파가 되지 않을까 했다. 바로 이게 플레이큐리오가 현재 운영하는 방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하는 창업발전소라고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예비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내가지고 사업자금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에요. 거기서 제가 우수팀까지 선정이 돼서 2500만원을 받았어요. 그걸 가지고 딕셔너리팝하고 월드맵의 샘플을 만들었죠. 그래서 샘플 만들어서 MD들에게 메일을 보낸 거예요.” 이 대표는 회상했다.